우연히 ‘울지마 톤즈’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창원에서는 롯데시네마에서 하루에 한번, 그것도 오전 8시 40분에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아침에 준성엄마, 준성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관람객들과 단체로 온 어린이들도 많았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홀어머니 밑에서 10남매 중 몇 째로 자랐는데, 가까운 성당에 다니면서 음악도 독학으로 배우고,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였습니다. 졸업 후 창창한 미래를 뒤로 하고 돌연 광주가톨릭대학 신학과에 진학하여 신부가 되었고, 주저 없이 머나먼 아프리카 땅, 분쟁의 나라 남수단의 ‘톤즈’라는 마을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의료 진료를 시작하고, 병원도 짓고, 주위 마을에 회진을 다니면서 돈 없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의술을 베풉니다. 놀라운 것은 한센병에 걸린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는 ‘톤즈’ 공동체에서 학교도 새로 짓고, 그곳 아이들에게 음악도 가르쳐서 밴드도 만들게 됩니다. 이태석 신부는 그곳 사람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태석 신부는 2008년경 2주 휴가를 받아 한국에 와서는 지인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이미 암이 전신으로 이전된 말기암 진단을 받게 되고, 결국 다시 톤즈로 돌아가지 못하고, 투병생활을 하다가 2010년 1월경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 전부를 한국도 아닌, 머나먼 타국 땅에서 발휘하면서 그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지요... 예수님 당시에도 여러 공동체가 있었지만 그들은 그들 공동체원들끼리만 서로 사랑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랑은 전인류를 향한 사랑이었고, 헌신이었습니다. 그 예수님의 삶을 몸소 실천한 사람...


2010년 2월경에 촬영팀은 톤즈로 찾아갔는데, 이태석 신부의 빈자리는 너무 커보였고, 그들의 이태석 신부에 대한 그리움은 절절하였습니다. 희망과 사랑을 심어주고 너무 일찍 떠난 사람...


영화에서 어떤 아프리카 여자 분이 애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차라리 자기를 데려가시지...’ 그리고 그곳에서 이태석 신부와 같이 생활하였던 70세의 네덜란드 신부도 애원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이 많은 자신을 데려가지지 않고, 왜 재능 많고, 일을 많이 하여야 하는 이태석 신부를 데려가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신비입니다.’


우리는 죽기 전에 무엇을 하여야 할까요? 우리가 살아있는 이유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