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가상 화폐에 대하여 질문한 분이 있었습니다. 유시민씨의 답변을 들어봅시다.)
[단독] 유시민 "암호화폐는 인간 어리석음 이용해 돈 뺏는 것"
전 세계 사기꾼 달려들어 도박
맨 마지막 잡고 있던 사람 망할 것
17세기 튤립 버블의 21세기 버전
정부, 광풍에서 시민 보호해야"
유시민 작가는 12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열풍에 대해 이렇게 경고했다. “투기 광풍의 또 다른 버전” “그야말로 미친 짓” “사기” 등의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최근 열풍을 비판했다.
유 작가는 “지금 고등학생들까지 자기 돈을 넣고 있다. 거품이 딱 꺼지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사려들 것”이라며 “다 허황된 신기루를 좇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사기꾼이 여기에 다 모여있다. 지금 정부와 지식인과 언론들은 여기에 뛰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투기판에 뛰어들었다가 돈 날린 사람들은 정부나 사회를 원망하지 말라”고도 했다.
Q : 최근 암호화폐 열풍을 어떻게 보나. A : 그야말로 광풍이다. 미친 짓이다. 미친 짓. 전체가 다 ….
Q : 답답한 느낌이 드는가. A : 인간이 참 어리석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인류 역사에서 수없이 되풀이됐던 투기 광풍이라고 본다. ‘17세기 튤립 버블의 21세기형 글로벌 버전’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누군가가 지금 장난을 쳐서 돈을 뺏어 먹는 과정이다. 여기에 전 세계 사기꾼이 다 모여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고등학생들까지 자기 돈을 넣고 있잖은가. 거품이 딱 꺼지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살 거다. 그러면 맨 마지막에 잡고 있던 사람들은 망할 거다. 이 투기판에 뛰어들었다가 돈 날린 사람들이 정부나 사회를 원망하지 말라, 이 메시지는 확실히 줘야 된다. 누가 권한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제도로 시장을 만들어준 것도 아니잖나.
Q : 이 사안은 투기자본 규제 측면의 관점과 블록체인 산업 진흥 측면의 관점이 상충하는 것 같은데. A : 죄송한데 그런 주장들(산업진흥)은 다 사기라고 본다. 암호화폐는 경제학적 의미의 ‘마켓’도 아니고 그냥 엔지니어들의 아이디어로 나타난 수많은 이상한 장난감 갖고 사람들이 도박하는 거다. 돈이 벌린다는 소문 듣고 사람들이 불나방처럼 돈다발 들고 모여드는 거다.
Q :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람도 많다. A :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자유를 안 주면 마치 4차 산업혁명에서 뒤지는 것처럼 얘기하는 언론 기사들이 넘치는데, 저는 그 사람들이 의심스럽다. 암호화폐를 띄워서 자기 이익 채우려고 하는 것 아닌가. 전국의 카지노를 다 열어주는 것과 뭐가 다른가. 제가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꼰대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을 모른다’ 얘기하는데 다 허황된 신기루를 좇는 것이다. 저는 이걸 부추기는 일부 언론들이 솔직히 수상하다. 이 사람들 다 거기에 돈 넣은 것 아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Q :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암호화폐 규제 반대 글이 수만 건 올라있다고 한다. A : 다 자기 돈 넣은 사람들이다. 돈 벌어야 되니까, (그런 글 썼다고) 저는 그렇게 본다.
Q : 청와대는 시장 혼란을 우려해선지 신중한 입장인 듯한데. A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충 다 팔고 다 나오도록 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그리고 가상화폐 투자로 해외계좌로 돈 빠져나가는 것은 다 차단해야 된다. 정부가 이 광풍에서 시민 보호 조치를 아무것도 안 하면 정부 잘못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정부와 지식인과 언론들은 여기에 뛰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지금 분명하게 내야 될 때다. 유 작가는 인터뷰 말미에 “투기 광풍에 뛰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정부가 확실해 내야 한다는 것과, 쫄딱 망한 사람들이 정부를 원망할 권리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