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희 교회 목사님은 주일 공예배(오전 예배)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하십니다. 오후예배보다 오전예배가 중요하다는 듯한 인상을 주시면서요..
예배는 다 같은 예배이지 더 중요한 예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주일 예배는 믿는 신자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데 의의가 있다고 신목사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일 오전예배와 오후예배 둘다 참석해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가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알고 참석하고 싶어서요..



<답변>


한국교회 교인들의 의식에는 교회를 다닌다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를 고정되어 있는 어떤 공간과 장소로 생각하기 때문에 정해진 날과 시간이 되면 교회를 가는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해진 날과 시간에 교회를 가는 것을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교회를 잘 다니는 것을 교인의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자는 교회를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엡 1:23).
그리고 신자는 그 몸의 지체들입니다(엡 5:30)
결국 지체들의 모임 자체가 교회인데, 교회가 교회를 다니러 갈 수는 없는 것이지요.
이것은 단지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대다수의 교인들이 교회를 자신의 구원을 위해 다니는 용도로만 생각할 뿐, 교회 됨에 대해서는 무지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체들의 모임이 곧 교회라면, 교회가 지체가 모였을 때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지체가 흩어져 있어도 교회, 그리스도의 몸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신자가 모였을 때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교회 된 신자가 한 장소로 모이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신자의 모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벧전 2:9절에서는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을 합니다.
또 엡 1:5-6절에서는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하나님께서 신자를 부르심은 우리의 구원이 목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덕을 선전하게 하기 위함이고,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신자를 예정하시고 부르시고 구원하시는 그 모든 일들이 결국은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과 자비를 세상에 증거하게 하시고 그것으로 영광 받고자 하시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가 모임에 힘써야 하는 것은, 오직 자신만을 위해 분주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서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세상은 신자의 모임을 쓸데없는 것으로 여깁니다.
왜냐하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자에게는 그리스도가 전부입니다.
그리스도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기 때문에, 바쁜 틈틈이 시간을 내어서 섬겨야 하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우선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신자가 모임을 귀찮아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자신의 시간을 뺏긴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뺏기는 것으로 여기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뺏기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모임을 귀찮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교인의 명목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교회와의 관계는 끊을 수가 없어서 결국 교회를 나가주는 식이 되버리는 것입니다.


신자가 모이기를 힘써야 하는 것은, 신자의 모임이 곧 세상을 향해서 ‘우리에겐 하나님이 전부다’라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사는 세상을 향해서, 돈으로 사는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와 긍휼로 사는 다른 세상이 있음을 보여줘야 하게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지금의 교회가 무너뜨려 버린 것입니다.
돈으로 사는 세상을 향해서 ‘우리도 돈으로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현대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주일성수를 강조하고 십일조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목사가 주일 오전예배를 대예배라고 하면서, 오후예배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오전예배가 하나님께 더 영광이 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전예배의 출석률이 그 교회의 부흥발전을 의미하기 때문일 것이고, 또한 교회의 재정과 연결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교회가 세상을 향해 무엇을 증거하고 선포하기 위해서 모이는 것인가는 잊어버리고, 오직 내 교회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종교단체에 불과한 교회로 존재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은 교회가 모임의 시간을 오전 오후 정했으면 기쁘게 모이면 됩니다.
세상이 아무런 가치도 두지 않는 모임에 힘씀으로써, 나에게 가장 중요한 분은 그리스도라는 것을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모일 때마다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하심만 나타낼 뿐, 교회에 관심을 두고 인간이 의도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 되면 안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미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아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