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싶어요...

 

교회에 이제 막 얼굴을 내미는 k가 수줍게 물었다 

백발이 성성하신  H권사님께서 손목을 잡으시며 타이르듯 말씀하신다.

 

"이봐요 자매님~ 지금부터 내말 잘들어요.

주일 성수를 어기면 안돼. 그건 하나님에 대한 배신이야. 아무렴.

옷은 가장 좋은걸 입고와요. 높은 분 보러갈때 아무 옷이나 입지 않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어찌해야 할지 감이 올거예요"

 

그래서 k는 알았다.

예수님은 일요일날 배신하지 않으며 좋은 옷 입고오는 사람을 좋아하는 분이로구나.

 

k는 조심스레 또 물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더 알고 싶어요....

 

가슴 한켠에 늘 성경 책을 끼고 다니시는 p집사님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십일조를 안하면 어떤 식으로든 그 돈이 손해나요. 헌금은 하나님에 대한 의무이자 교회의 힘이거든요. 아무렴.

 항상 경건하고 거룩하게 생활하고.... 참,봉사 활동은 필수랍니다. 호호호"

 

그래서 k는  알았다

예수님은  기숙사 사감처럼 깐깐하고  돈 떼먹히는걸 싫어하시는 무서운 분이구나   

 

가슴이 떨렸다.

예수님은 인간을 사랑하시는 따뜻한 분이라던데..

자기 몸을 갈갈이 찢어 수많은 영혼을 품어주신 어마어마한 분이라던데..

이제 예수님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았다

 

기운이 빠져 교회를 나왔다.

번쩍거리는  교회의 큰 십자가가 온몸을 짖누르는것 같았다.

길모퉁이를 돌때에..

허름한 옷차림의 노인이  길바닥에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교회에서 나온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며 자리를 피했다.

그들의 화려한 옷이 노인의 누더기 옷과 너무나 대조되어 k는 순간 현기증을 느꼈다.

 

k는 잠시 망설이다가 주머니를 뒤졌다.

꼬깃한 천원짜리 한장이 딸려 나온다.

 

"할아버지~ 이게 전부네요. 뭐라도 사드세요."

 

새까만 노인의 손에 천원을 쥐어주고는 힘없이 돌아서는 k.

그런 k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노인의 한마디...

 

저곳을 조심해요~

거긴 신앙 공작소라오..

예수를 앞세워서 자기들이 원하는 걸 만들어 내는 공작소란 말이지.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다가 요란한  탑들을 만들어 이곳 저곳에 세우는걸 나는 많이 봤다우..쯧쯧

 

혀를 차던 노인의 말이 허공을 날아 햇살과 부딪혔다.

'신앙 공작소...?'

k는 사거리에서 갈길을 몰라  한참을 그대로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