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마을 자유게시판에 있는 이진용씨의 글을 받침 몇개 고쳐서 올립니다)

 

덜레스 공항을 나오니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님의 대학 제자분이다. 무척 반가워하신다. 한 5년 만의 만남이지만 전화는 가끔 하는 사이다 요즈음에. 내가 사업을 그만두고 신학교에 가고 목사가 되고 선교사로 돌아다니게 되었을 때 무척이나 안 된 얼굴로 대하고 미친놈으로 생각하던 분이다. 이제는 그만 떠돌고 연금이나 타서 조용히 그리고 편안하게 살려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온 것이다. 자리 잡고 모든 기초적인 일을 끝낼 때까지 그 분 댁에서 지내기로 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차 안에서 그동안의 일들을 서로 주고받으며 가는데 갑자기 심각하게 물으신다.

 

이제는 뭐 하고 살 거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사는 거죠. 제 계획이 계획일 뿐이지 방법이 있나요?

 

신앙으로 살겠다! 신앙으로 산다는 것도 좋지만 실생활이 있잖아. 뭐든지 해서 돈을 벌어야지. 자네 신앙으로 살면서 지금은 어떤가? 뭐하나 가진 게 없잖아? 집도 절도 없고 직업도 없고 지금 미국 경제가 아주 안 좋아서 뭐ㅡ 할 게 별로 없는데.........

 

선생님 예수님 안 믿으셨나요? 교회도 오랫동안 다니시고 재정부장도 하시고 봉사도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교회에 안다니시나요? 물론 교회 다닌다고 예수님을 믿는 것은 아니 줄 아시겠지만요.

 

교회 다닌 거 그거 다 헛 거야. 다닌것 정말로 잘못한 일이야. 아무 소용없는 쓸데없는 일이었어.

 

그러면 교회 다니신 이유는 뭐예요? 친구들과 교제 때문인가요?

 

80%는 그렇구....

 

나머지는요?

 

혹시나 해서. 그런데 하나님도 안계시고 예수도 없어. 다 목사들이 만들어 낸 거야. 지들 밥먹구 살려고 하는 소리들이었지. 목사들이 교회에서 하는 말들 처음에 나온 사람들도 몇번 들으면 다 똑 같은 소리들 해. 국민학교(초등학교)선생들이 하는 소리랑 같아. 좋은 일하고 착하게 살라는 소리지. 그런 소리 누구나 다 아는데 그 소리 들으면서 돈 내고 교회에 갈 필요가 없지.

 

그래두 모든 사람들에게 햇빛과 비를 내려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살지요. 무슨 일들을 하던 주님께서 도우심이 아니면 살수가 없죠! 한 시간인들.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잘 모르지. 30년 넘게 사업하면서 권총 강도를 당한 게 수도 없고 목숨 걸고 살아왔어 하루하루를. 하나님이 도와주신다면 그런 일들이 한두 번도 아니고 빼앗긴 돈이 얼마인지 몰라. 하두 당해서 나중에는 아예 강도에게 주려고 돈을 따로 준비하고 사업했어. 돈이 없을 때 들어온 강도에게 총 맞을 뻔해서 그만 둔거야. 하나님은 무슨... 아내와 내가 목숨 걸고 살아온 거야. 죽을힘을 다 써서.

 

그러면 진작 그만두셨어야죠.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돈을 버는데 그만둘 수가 없지. 강도들과 나눠 먹은 거야. 하나님이 게시다면 이렇게 억울하게 권총 강도들을 당하면서 평생을 살게 하시겠어? 내가 남에게 나뿐 일 한 게 없는데. 더구나 교회도 잘 다니고 나도 할 만큼 교회에 했는데. 그래서 하나님은 없는 거야. 세상에도 정의라는 게 있는데 말이야.

 

.................

 

자네 000목사 알지? 000목사도? 자네랑 동기들일거야

 

알지요. 지금도 목회하나요?

 

목회가 뭐야. 교외에 넓은 땅 사가지고 큰 교회 짓고 떵떵 거리면서 잘살아. 왕처럼 대우받으면서 주일마다 교인들이 미어져. 000목사도 마찬가지고. 교회는 그렇게 해야 돼.

 

어떻게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해야지. 밴드도 부르고 가수도 부르고 연예인들도 부르고 무료함을 해결하고 고생하는 걸 잊을 수 있는 일들을 교회에서 대신 만들어 줘야지. 하나님 찾아가지고는 안 돼.

 

그런 말들이 오간 후에 복음을 전했다. 나를 위한 하나님과 예수님이 아니고 하나님을 위한 예수님을 위한 구원이며 십자가를 전했다. 정말 비싼 복음이다. 비행기 티켓이 얼마인데. 듣고 계시기만 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한 15분 정도 전했다. 묵묵부답이다. 얼마동안 침묵이 흐른 후에 말씀을 이어간다.

 

내가 자네에게 같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

 

뭔데요?

 

나랑 같이 교회를 하세. 교회를 차리면 우리도 잘 될 거야. 옛날 친구들과 지금도 친목으로 만나는 친구들 모두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만 모아도 꾀 될 거야. 000목사, 0000목사들도 하는데 자네라고 안될 것 없잖아. 자네는 교회도 생기고 내가 운영을 맞지. 자네가 온다기에 많이 생각해 둔거야. 주일에 교인들에게 점심도 대접하고 주중에는 노인들 모으면 정부에서 돈이 나오니까 점심 식사제공하고 시간 보내게 해주면 수입이 괜찮아. 일인당 100$씩 받고 차량제공하면 되지 버스를 빌려서. 그 대신 성경이나 하나님 예수 이야기하면 안 돼. 오지를 않아. 나도 다니고 있는데 거저먹기지.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나도 교회에서 목회를 할 수 있겠구나. 고속도로의 주변이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푸른 잔디가 끝없이 펼쳐지고 주위에는 숲에 싸여서 차는 에어컨 속에서 너무 아름답게 달린다. 갑자기 그 생각을 하는 순간 그 아름답던 풍경들이 깜깜한 검은색으로 바뀌며 모든 것이 죽은 색이며 차는 끝이 안 보이는 깜깜한 동굴 속을 달리고 있다. 희망의 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