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의 책으로 대장간에서 나온 '거품 빼고 보는 요한 계시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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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 근처의 산책로를 걷는데 길의 콘크리트 바닥 한 가운데 뱀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딱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곳 미국 메릴랜드주는 날씨의 변덕이 심해서 3월 중순인데도 뱀이 돌아다닐 정도입니다.

원래는 4월은 되어야 날씨가 풀리는데 금년엔 3월 초에도 섭씨 27까지 올라갔으니 뱀이 착각하고 일찌감치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저께 교회의 지체들과 구약을 공부하면서 창세기 3장의 하와를 유혹한 뱀에 관해 살펴보았는데 하루만에 뱀이 저의 눈 앞에 딱 나타났으니, 산책할 때 갖고 다니는 막대기로 짓이겨놓을까 하다가 “네가 무슨 죄가 있냐? 에덴 동산에서 하와를 유혹한 네 조상 그 놈이 문제지…” 하며 사진 몇 장 찍고 그냥 놔두고 지나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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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에덴 동산에서 하와 앞에 나타났던 뱀은 오늘날의 뱀과 같이 징그럽게 생기지도 않았고 또 혀를 날름거리지도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타락한 이후엔 뱀이 다른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기어다니는 것을 볼 때(창 3:14), 만일 그 전에도 뱀이 그런 생김새로 나타났다면 하와가 기겁을 하고 도망가기 바빠서 뱀에게 걸려들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마 하와 앞에 나타났던 뱀은 아주 화려하고 매력적인 모습이었으므로 그녀가 유혹에 넘어갔을 것입니다.

 

물론 에덴 동산의 그 뱀은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고 뒤에서 조종한 사탄의 화신이었기 때문에 더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을 것이므로 하와가 쉽게 속아서 당했는지도 모릅니다.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고후 11:24) 라는 말씀 그대로였을 것입니다.

사탄(마귀)은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장하며 에덴 동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거짓을 진리인 것처럼 꾸며서 인간을 속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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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수님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 (요 8:44)

 

이 거짓의 아비인 사탄은 이 세상의 정치, 사회, 문화, 예술, 교육, 종교… 모든 영역에 보이지 않게 나타나 인간을 속여서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못하게 합니다.

그가 “광명한 천사로 가장” 하므로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속아넘어가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바울이 말한 대로, 사탄은 인간들을 속여서 그들이 하나님께 돌아오는 길을 막기만 하면 이 세상을 갖고 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의 복음이 가리었으면 망하는 자들에게 가리어진 것이라 그 중에 이 세상의 신(사탄)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 (고후 4:3-4)

 

그러나 이렇게 망하는 자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는 영역이 있으니 거기가 바로 하나님의 형상인 그리스도와 하나 된 그리스도의 몸이요 신부, 곧 교회입니다.

물론 간판을 단 모든 교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목적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신랑으로 하는 참 교회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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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참 교회에는 사탄의 힘이 미치지 못함을 계시문학의 코드(code, 암호)로 기록된 요한계시록은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큰 용이 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라 그가 땅으로 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그와 함께 내쫓기니라.” (계 12:9)

 

여기서 “땅”은 교회 밖의 이 세상을 가리키는 코드로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 된 교회를 사탄이 이길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요한 계시록은 또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또 내가 보매 천사가 무저갱의 열쇠와 큰 쇠사슬을 그의 손에 가지고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잡아서 천 년 동안 결박하여 무저갱에 던져 넣어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 년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그 후에는 반드시 잠깐 놓이리라.” (계 2:1-3)

 

여기서 “천 년”은 시간이 아니라 ‘메시아의 통치’를 가리키는 코드로서,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교회가 볼 때 사탄은 “결박” 당한 상태, 즉 사탄의 힘이 참 교회에 미치지 못함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럼 참 교회 밖의 이 세상에게 사탄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그 후에는”도 역시 시간이 아닌 ‘메시아의 통치 밖에는’ 이라는 뜻으로서, 이 세상이 볼 때 사탄은 결박되지 않고 잠깐 놓여 있어 세상을 배후에서 좌지우지 함을 말해줍니다.

 

이런 코드에 무지한 세대주의자들이 요한계시록을 이 세상 끝에 일어날 일들을 쓴 것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에, 여기 “천 년”도 교회시대가 끝난 후 이 땅에 세워질 무슨 ‘천년 왕국’ 이라는 것으로 풀어서 공상과학 영화 같은 종말론으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말씀은 교회가 이 땅에 있는 동안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므로 사탄이 참 교회를 향해서는 결박 당한 상태여서 교회를 좌지우지 할 수 없음을 말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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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사탄의 권세를 멸하셨습니다.

 

“이제 이 세상에 대한 심판이 이르렀으니 이 세상의 임금이 쫓겨나리라.” (요 12:31)

“우리를 거스르고 불리하게 하는 법조문으로 쓴 증서를 지우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 박으시고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 (골 2:13-14)

“자녀들은 혈과 육에 속하였으매 그도 또한 같은 모양으로 혈과 육을 함께 지니심은 죽음을 통하여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멸하시며…” (히 2:14)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은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그리고 성령이 오셔서 세우신 교회 안에서 더는 사탄의 통치를 받지 않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목적을 따라 참 교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탄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선택을 잘못해놓고 “사탄이 그랬다”는 핑계를 대는 하와 할머니처럼 살면 안 됩니다.

사탄은 이제 교회를 향해 결박 당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