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성경공부 시간은 1시간30분 동안 자유롭게 하지만 더 심도있게 진행된다. 그러니 금요일 오전은 그 어떤 약속도 뒤로 미룰수 밖에 없다. 어젠 마치고 함께 점심을 나누고 찻집에 갔다. 점심을 먹을때도 차를 마시는 동안도 목사님의 말씀은 그냥 흘려버리기 아깝다.

 

그 어떤 유치한 질문도, 그 어떤 낯 부끄러운 이야기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렇게 잘해주던 남편이 돌변했다, 이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회개하고 예수 믿으라 했더니 아들이 나보고 엄마 미쳤냐 한다, 남편은 꼭 다른 사람들 보는 앞에서 다정한 척 한다, 시댁가면 안하던 걸레질을 한다, 남편에게 친구에게 이용 당하고 있는 듯 하다, 술만 쳐 먹으면 폭언과 폭력을 행사 한다...이 모든 사사로운 질문을 목사님은 허투로 듣지 않으시고 함께 가슴 아파하며 말씀 하시는데 언제나 결론은 예수그리스도시다.

 

이혼을 해도 누구에게 이용당해도 미친 소리 들어도 말씀 앞으로, 진리 앞으로, 예수그리스도 앞으로 우리를 데려 가신다.  결국 이 모든 역사속의 삶들은 우리의 주인됨을 떨구어 내는 과정임을 각자의 자리에서 확인하고 감사하도록 말씀은 마무리 된다. 비록 찻집의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우리들 각자의 생존은 또 다시 끈덕지게 우리를 주인 자리로 끌고 가려 하겠지만.

 

조금씩이든 한꺼번에든 각자의 체질에 따라 그분께서는 그분의 계획하심대로 역사속에서 이 "나" 라는 주인의식을 떨구어 가시고 예수그리스도가 주인 되심을 고백케 하실 것이다. 그게 살아 있는 이유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인데 나로서는 그게 무지막지 아프고 슬프고 죽을것 같은 각자의 분량들. 적어도 말씀을 듣는 그 순간에는 가벼워진다. 이 살것 같은 가벼운 무게감 때문에 또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