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경남기독신문의 '살며 생각하며' 의 글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모든 삶의 영역 속에 관계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관계적 삶이 잘 되면 좋지만 잘못 될 경우 입으로 뱉어 내는 말들이 있다.

 

“밴댕이 소갈딱지” “밴댕이 소갈머리” “쫀쫀한 놈” “뒤에서 호박씨 깐다” “뒤 끝 작렬”.. 등 여러 표현들이 있다.

 

작렬(炸裂)의 의미가 무엇일까? ‘터질 炸’ ‘찢을(또는 터질) 裂’이라는 한자를 사용하게 되는데 “포탄 따위가 터져서 쫙 퍼지다”를 뜻하는 단어다.

 

그러므로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에 이해관계가 원만하지 못하여 기분이 상하였을 때에 당사자 앞에서는 말 못하고 뒤에서 구시렁대며 되씹고 반복해서 그 사람에 대해 흉을 본다거나 평가 한다거나 자기주장을 피력하는 사람을 두고 “뒤 끝 작렬- (뒤끝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반대로, 뒤에서 말하지는 않지만 당사자 면전에 대고 속사포를 쏘듯 쏘아 붙이며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퍼부어 대는 사람을 “앞 끝(?) 작렬” 이라고 한다.

 

보통 이런 경우 흑백 논리 이분법에 의하여 “뒤 끝 있는 사람”은 나쁜 사람, “뒤 끝 없는 사람”은 정의롭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뒤 끝 없는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일까?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지 않다. 성도들 중에는 관계성이 원만하지 못해서 여기저기서 트러블(trouble)을 일으키며 사람 면전에 대고 독한 말을 퍼붓는 바람에 구역 식구들이 상처 받아 교회를 떠나고, 그 사람 때문에 전도회원들이 고통당하고 식사를 하는 식사 자리에서도 큰 소리 치고 하는 통에 사람들이 모두 그 사람만 보면 피한다. 그런데 본인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인 줄을 모른다.

 

목사 앞에 찾아와서 하는 말 “목사님, 제가 큰 소리치고 해도 뒤 끝은 없는 사람입니다.”

 

면전 앞에 상처를 주며 막말을 남발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은 성격이 과격해도 뒤 끝은 없는 사람이란다.

 

뒤 끝이 왜 없는가? 사람 면전에 대고 할 말 못할 말 다 퍼부었기 때문에 더 이상 뒤에서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본인은 뒤 끝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면 끝나겠지만 아픈 상처를 안고 할 말도 못하고 속병을 앓아야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면 뒤 끝 있는 사람과, 뒤 끝 없는 사람 중 누가 더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일까? 정답은 “오십 보 백 보”, “거기서 거기” “도긴 개긴”이다.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뒤 끝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복하며 되씹어 대어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며 살아온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나 자신이 지금까지 뒤 끝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나의 말 한 마디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마하트마 간디 (Mohandas K. Gandhi)는 이런 말을 남겼다.

 

“다른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식이 많은 사람이고,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사람은 그저 힘이 센 것에 불과하지만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우리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 것을 아는 지혜로운 자가 되고, 타인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기는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