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원래 하나님의 나라였던 이 세상을 찬탈한 사탄의 통치를 끝내기 위해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은 헤롯대왕에게도 위협이지만 사탄에게도 위협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몰고온 하나님의 나라는 사탄의 체제하에 있는 이 세상의 나라와는 정반대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나라는 작은 자가 큰 자를 섬기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오늘 이장우 목사님의 말씀대로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나라입니다. 이 사탄의 나라에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몸소 오셔서 몸으로 구원을 베푸셨습니다. 세상의 창조주이신 예수님이 이 세상에 왕으로 오신 것입니다. 원래부터 왕이신데 왕으로 귀환하신 것입니다.

 

성탄절을 맞이하여 신광은 목사님의 〈메가처치 구원론 논박〉중에서 “왕의 귀환”이라는 글이 시의적절할 것 같아서 그 부분을 그대로 발췌하였습니다.

 

왕의 귀환

 

예수의 최초의 가르침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였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이 말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라, 혹은 예수를 믿으라는 말로만 이해되고 만다. 그러나 이 말은 '단순히' 도덕적 과오를 참회하라는 윤리적 권고나 기독교에 귀의하라는 개종 요청이 아니다. 예수의 이 선포는 곤도르 왕국으로 돌아온 아라곤 왕이 '백성들이여, 나에게로 돌아오라'고 외쳤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한 마디로 예수의 출현은 왕의 귀환이었던 것이다.

 

1) 요아스 왕의 귀환

 

요아스의 아버지는 아하시야 왕이다. 그런데 아하시야 왕이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 하나님의 징벌을 받아 죽고 만다. 그가 북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때마침 일어난 예후의 쿠데타로 말미암아 피살당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왕의 모후 아달랴는 이 기회를 틈타 본인이 여왕이 되기를 꿈꾼다. '대비의 난'이라고 해야 할까. 권력욕에 눈이 멀어 대왕대비께서 그만 노망이 나고 마신 것이다. 이 노망난 할머니가 먼저 한 일은 왕손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었다. 모든 왕자들이 할머니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역대하 22장)

 

그런데 선왕의 누님, 여호사브앗이 왕자 중 한 명, 요아스를 간신히 구해낸다. 그녀는 제사장 여호야다의 부인인데 어린 조카 요아스 왕자를 피신시켜서 유모를 딸려서 성전으로 도피시킨다. 요아스는 성전에서 6년 동안이나 은둔생활을 한다. 그리고 드디어 7년째 되는 해에 제사장 여호야다 부부는 왕실의 적통(嫡統), 요아스의 왕위 즉위식을 거행한다.

 

이를 위해서 여호야다는 남북 왕국의 족장들과 레위인들을 소집하고, 호위대를 꾸리고, 백성들을 동원한다. 성전에서 성대한 즉위식을 거행하고 왕의 귀환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려 퍼진다. 6년간 아달랴를 따르던 온 백성들이 귀환한 왕을 향해 만세를 부르며 새 왕의 즉위를 축하했다. 이것을 본 여왕 아달랴는 옷을 찢으며 "반역이로다"를 외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아댤라를 따르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왕국의 말문 어귀에서 처형된다.

 

2) 그리스도의 귀환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심히 아름다운 하나님의 세계를 창조하시고 이 세계를 다스릴 왕의 자리에 인간을 앉히신다. 인간은 그 근본이 흙인 존재로서 짐승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셨는지 몰라도 야훼께서는 인간에게 온갖 존귀와 영화로 왕관을 씌우신다. 하해와 같은 은총으로 왕관을 씌워주신 것이다. 그리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시고 그로 만물을 다스리게 하신다.(시편 8편) 따라서 에덴은 하나님의 왕국인 동시에 아담의 왕국이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아담은 자신을 왕으로 세워주신 야훼를 배신한다. 야훼의 보좌를 탐낸 것이다. 선악과를 따먹고 바라던 대로 그는 보좌를 얻었다. 그러나 그 보좌는 하나님 나라의 보좌가 아니라 기껏 한 개인 왕국의 보좌였다. 대신에 그는 웅대한 하나님 왕국의 보좌를 잃어버렸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거래였다.

 

이로 인해 하나님 왕국의 보좌는 공석으로 남았다. 그리고 마귀는 이를 불법적으로 찬탈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를 허용하신다. 그 때부터 시작해서 예수의 때까지 사탄은 하나님 왕국의 보좌에 앉아 왕 노릇을 한다. 세상은 이제 그의 통치 아래 들어갔다. 월터 윙크가 보여주는 대로 사탄의 피라미드 체제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그런데 왕이 귀환하셨다. 왕실의 적통(嫡統)이신 예수가 태어나셨다. 요시아의 출현이 아달랴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처럼 예수의 출현은 사탄을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황급히 그는 예수를 찾아와 담판을 지으려 한다. 그의 목적은 왕의 귀환을 막는 것이었다. 마태와 누가는 이 장면을 자신들의 복음서에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 사탄이 예수를 지극히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예수를 유혹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탄의 유혹은 그 옛날 아담을 유혹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옛 뱀 사탄은 역삼각형의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피라미드 모양의 질서로 바꾸고 아담으로 하여금 맨 꼭대기 자리를 차지하라고 부추겼다. 그리고 아담은 뱀의 꾐에 넘어갔다. 마찬가지로 예수 앞에서 사탄은 예수에게 세상의 위대한 영광과 권세들을 보여준 뒤 그를 세상의 꼭대기, 곧 왕의 자리에 앉게 해 주겠노라고 빅딜(big deal)을 한다. "이 모든 권세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 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눅4:6) 단, 한 가지 조건은 하나님을 배신하고 자신에게 절하라는 것이다.

 

사탄에게 절하라? 사탄이 그리스도께 무슨 큰 절이라도 하라고 했단 말인가? 물론 아니다. 사탄이 예수께 제안한 것은 지극히 간단하다. 그냥 자신의 통치 질서에 반항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작은 자가 큰 자를 섬기는 질서, 강자가 약자를 먹어치우는 시스템, 재능 있고 출중한 자는 높이 올라가지만 게으르고 무능력한 자는 추락하는 지극히 당연하고 효율적인 피라미드 시스템을 그냥 그대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면 사탄이 예수께 한 요구는 '아무 말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묵종, 이것이 사탄의 요구였다.

 

너무도 쉬운 제안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 침묵하고 따르는 것은 곧 세상의 질서를 따름이요, 이것은 하나님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하나님에 대한 배반이다. 예수는 세상의 질서를 정죄하기 위해서 오셨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지 못하되 나를 미워하나니 이는 내가 세상의 행사를 악하다 증거함이라."(요7:7) 그래서 예수는 사탄의 제안을 거부한다. 아담은 넘어갔지만 예수는 넘어가지 않으셨다. 승리했다.

 

사탄을 이기신 예수의 출현은 공중 권세 잡은 자의 왕국을 뿌리부터 뒤흔든다. 예수의 모습을 보고 거라사의 군대 귀신은 이렇게 소리친다. "하나님의 아들이여 우리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때가 이르기 전에 우리를 괴롭게 하려고 여기 오셨나이까?"(마8:29) 또 어떤 귀신은 이렇게 소리 질렀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나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원컨대 하나님 앞에 맹세하고 나를 괴롭게 마옵소서."(막5:7)

 

3) 그리스도의 왕국

 

에덴은 하나님의 왕국이면서 동시에 아담의 왕국이었다. 마찬가지로 천국은 하나님의 나라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의 나라다. 모든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하나님 아버지께만 속한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나라(바실레이아)를 맡겨 주신 것이다. 그리하여 천국은 이제 그리스도의 나라요,(계11:15) 아들의 나라가 된다.(골1:13)

 

마태가 주목한 대로 예수는 왕이시다. 천국은 어떤 나라인가? 한 마디로 예수가 왕이신 나라다. 예수가 왕으로 오셨다는 건 심대한 뜻이 있는데 이는 오직 예수만이 참되신 왕이라는 뜻이다. 예수가 오시기 전까지 세상 나라는 '공중 권세 잡은 자'의 것이었으며,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기에게 절한 모든 자들, 곧 느부갓네살이나 고레스, 알렉산더, 씨저, 칭기스칸, 술레이만 등에게 왕좌를 물려주거나 빼앗았다. 그런데 참 왕이 오셨다. 그러자 가짜 왕, 공중 권세 잡은 자는 이제 하늘에서 번개같이 땅으로 곤두박질한다.(눅10:18) 이와 함께 그가 세운 모든 왕들도 거짓 왕들로 판명난다.

 

순식간에 세상 나라가 굴욕을 당했다. 세상 나라는 이를 참을 수 없었다. 아벨의 피로부터 사가랴의 피까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늘 세상 나라의 백성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다.(눅11:51) 그리하여 예수께서도 세상 나라의 집권자들에 의해서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한다. 세상 나라는 예수를 십자가에서 죽였지만, 예수는 십자가에서 세상 나라의 권세를 KO시키셨다. 이건 무슨 뜻인가?

 

십자가에서 세상 나라 질서의 극단과 하나님 나라 질서의 극단이 서로 충돌한다. 피라미드 구조의 사탄 체제는 십자가에서 포도원 주인의 아들까지 죽이는 극단적 폭력과 반역을 자행한다. 그러나 예수는 희생과 대속의 죽음으로 역삼각형 구조의 하나님 나라의 체제를 극명하게 드러내신다. 마치 흑과 백이 비교되듯이 두 나라의 질서는 십자가에서 명명백백히 비교된다. 그리하여 하나님 나라의 의와 사탄 나라의 불의가 폭로된 것이다. 이로써 십자가는 위대한 승리의 훈장이 된다.

 

골로새서에서 바울은 이 사건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리고 모든 통치자들과 권력자들의 무장을 해제시키시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개선 행진에 포로로 내세우셔서 뭇 사람의 구경거리로 삼으셨습니다."(골2:15, 새번역) 솔로몬의 등장으로 아도니야의 거짓 왕권이 폭로되듯이, 또 요아스의 등장으로 아달랴의 정체가 폭로되듯이 예수는 십자가에서 미완의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완성하시고 사탄 왕국의 질서를 여지없이 폭로시킴과 동시에 참 왕으로 등극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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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어떤 나라인가? 천국은 하나님의 나라요,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다. 천국은 예수가 임금인 나라다. 예수가 주(主)시고, 예수가 왕(王)이시다. 그의 다스림은 온 나라에 미치며 그의 통치는 모든 세대에까지 이른다. 하늘 아래, 땅 위에 오직 예수만이 왕이시다. 다른 왕은 다 가짜다. 바로 이 사실로부터 천국과 지상의 나라들의 충돌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