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어제 가족들과 함께 롯데시네마에서 ‘변호인’을 보았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겪은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영화인데,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학도 나오지 못한 상고 출신의 주인공(송우석)은 힘겹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판사 생활을 잠깐 하지만 생활고 때문에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합니다. 당시 변호사들은 엄두도 내지 않은 부동산등기 업무나 세무 업무를 (비난받는 속에) 전담으로 하면서 많은 돈을 벌면서 너무나 세속적으로 인생을 살다가 결정적인 사건을 맞이하게 됩니다.

 

단골국밥집의 아들이 국가보안법위반사건에 연루가 되어 그 사건의 변호인을 맡게 된 것입니다. 전두환이 정권을 잡은 초에 일어난 이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된 사건이고, 고문과 폭행으로 얼룩진 사건이었는데, 당시 인권변호사들도 형량 조절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주인공은 무죄를 주장합니다.

 

공판과정에서 고문을 주도하였던 경감은 국가를 위해 국가보안법 사건을 처리하였다고(그 과정에서 소수의 인권이 희생되어도 뭔 대수이겠냐고) 하지만 주인공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외치면서 국민이 그 국가라고 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무죄를 받지 못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주인공의 인생이 바뀌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구속되기도 하는데,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장면에서 부산에 등록된 변호사 140여명 중에서 99명이 주인공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것을 보여줍니다.(이 대목은 실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입니다.

 

주인공은 세속적인 출세가도를 달릴 수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사건에 마주치면서 독재가 판을 치고, 기득권 세력이 협력하는 세상에서 약하고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입니다. 정권의 희생양을 나몰라라 하지 않고 적극 변호하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회피하는 현실을 당당히 맞서 싸웁니다. 보다 나은 세상, 정의가 다스리는 세상을 꿈꾸면서 거대한 권력에 대항한 것입니다.

 

이 세상은 사탄이 다스리는 독재국가입니다. 이 세상은 작은 자, 약한 자가 큰 자, 강한 자를 섬겨야 하는 구조의 세상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 현실을 회피하고 굴복할 때 우리의 ‘변호인’ 되시는 예수님께서 적극 나서 사탄과 변론하시고 싸워 이기십니다. 그리고 사탄의 나라에서 통용하는 사법체계, 경제구조 등을 바꾸십니다.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구조로...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이제 사탄이 다스리는 옛 질서의 세상은 가고 예수님이 다스리는 새 질서의 세상이 왔습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백성이면 새 질서의 세상에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질서에 속하지 않고, 예수님이 몰고 오신 새 세상의 질서에 속해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우리도 이 새 질서에 따라 작은 자, 약한 자를 섬기는 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42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43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44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45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10:4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