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계적인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이 2008년경에 쓴 책을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번역한 책인데, 구약에 나오는 12명의 기도를 해석한 책입니다.

 

 

브루그만은 머리말에서 기도는 언제 어디서나 되풀이되는 인간의 공통된 행위이고, 인간이 거룩하고 궁극적인 분 아래에 위치해 있음을 인정하고 그 분을 향해 팔을 뻗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에 있어서 가장 초보적인 기도는 부르짖음과 탄식인데, 이러한 외침들은 견딜 수 없는 현실이 더 계속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몸짓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의 외침에 하나님께서 반응하신다는 것입니다.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자격 없는 노예들의 외침을 들으시며, 이들의 기도를 들은 하나님께서 행동하시면서 이스라엘의 출애굽은 시작된 것입니다. 이렇듯 이스라엘의 포괄적인 외침은 매우 구체적인 들음으로 이어집니다.

 

 

브루그만은 고대든 현대든 기도는 대담한 행위이고, 기도는 현재의 긴급 상황을 주권적이며 자비롭고 거룩한 존재와 연결하려는 시도라고 하면서 이런 기도행위에는 큰 믿음과 용기가 필요하고, 뻔뻔함까지 갖춰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낙심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늘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브루그만은 이 책에서 아브라함, 모세, 한나, 다윗, 솔로몬, 요나, 예레미야, 히스기야, 에스라, 느헤미야, 다니엘, 욥 등 총 12명의 기도를 해석하고 있는데, 모두가 주옥같은 기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이들의 기도의 공통점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나 약속하신 언약을 제시하며 그 약속대로 행하여 달라고 기도합니다. 특히, 하나님께서 선언하신 자신의 성품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경우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하나님께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아브라함과 모세의 기도를 보면, 이들이 얼마나 반복해서 하나님께 자비를 요구하는지 모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무리한 요구인데도 결국 하나님은 이들의 기도를 들어주시면서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가 많으신’ 분이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다니엘의 기도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어겨 저주를 받아 바벨론의 포로가 되었음을 인정하고, 다시 회개합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언약을 어겨 포로가 되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역시) 그 언약대로 신실하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용서하여 달라고 간구합니다. 다니엘이 의지하는 것은 하나님의 긍휼하심인데, 이 하나님의 은혜만이 이스라엘의 소망이요, 미래임을 고백합니다.

 

 

‘야베스의 기도’ 등 개인적인 축복을 바라는 내용의 기도 책이 유행하는 한국 기독교계에 브루그만의 이 책은 성경적 기도에 대한 좋은 지침이 될 것이고, 우리도 어떤 기도를 드려야 하는지 참고가 될 만합니다.

 

 

개인적인 바램은 브루그만이나 다른 신약학자가 신약의 위대한 기도에 대해서도 책을 써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