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을 통하여 고난주간을 묵상해보고 자 합니다.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 이르시되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막13:23-24)

 

 

예수님은 유월절 최후의 만찬자리에서 ‘잔의 말씀’을 하십니다. 이 잔은 포도주잔입니다. 그러면서 이 잔을 가지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십니다. 포도주의 붉음과 피의 붉음이 오버랩됩니다. ‘피를 흘리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데, 그것도 잔인한 죽음, 폭력적인 죽음을 의미합니다.

 

 

이르시되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창4:9-11)

 

 

아벨은 가인에게 피를 흘려 죽임을 당합니다. 예수님도 죽임을 당하시는데 피를 흘리는 죽임을 당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의 의미를 설명하십니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이것은 이사야 53장 12절을 배경으로 하며, 예수님이 이 구절을 인용하시면서 자신의 죽음을 대속적 죽음으로 규정하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에게 존귀한 자와 함께 몫을 받게 하며 강한 자와 함께 탈취한 것을 나누게 하리니 이는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받았음이니라. 그러나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사53:12)

 

 

예수님의 죽음은 많은 사람의 죄를 대신하여 담당하신 죽음입니다.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며’

 

 

예수님의 죽음은 또한 언약을 위한 죽음입니다. ‘언약의 피’는 출애굽기 24장의 시내산 언약 체결을 연상시킵니다.

 

 

모세가 피를 가지고 반은 여러 양푼에 담고 반은 제단에 뿌리고 언약서를 가져다가 백성에게 낭독하여 듣게 하니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 모세가 그 피를 가지고 백성에게 뿌리며 이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출24:6-8)

 

 

모세가 짐승의 피를 가지고 반은 제단에 뿌리고, 반은 백성에게 뿌리면서 하나님과 시내산 언약을 체결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언약을 세웁니다. 물론, 백성들은 언약서를 준행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피로 맺은 언약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언약을 준행하지 못하였고, 언약의 저주대로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갈 상황이 됩니다. 이때 예레미야는 ‘새 언약’을 예언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이 언약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맺은 것과 같지 아니할 것은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들이 다시는 각기 이웃과 형제를 가리켜 이르기를 너는 여호와를 알라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나를 알기 때문이라. 내가 그들의 악행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31:31-34)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의 죄악이 사해지고, 하나님의 법이 마음에 새겨지는 새 언약이 체결되는 ‘날’이 이르기를 고대하면서 예언하였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예수님은 하나님과 새 언약을 세웁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하나님과 맺는 새 언약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회복하여 하나님의 새 백성이 되게 하기 위한 죽음입니다. 옛 언약은 짐승의 피로 체결되었지만 새 언약은 메시아의 피로 체결됩니다. 이 새 언약은 이방인도 참여하는 더 크고 위대한 언약입니다. 이 새 언약을 통해 죄사함이 옵니다. 이 새 언약을 통해 하나님의 법이 이제 돌판이 아닌 마음 속에 기록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으로 새 언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 새 언약을 체결하신 예수님을 믿음으로 하나님의 새 백성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떡을 떼며 포도주를 마심으로 예수님의 새 언약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성찬 때 포도주를 마시는 행위는 예수님의 죽음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세우신 새 언약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유대인이 아닌, 우리가 하나님의 새 백성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