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TV프로그램에서

여짝1호는 남짝10호를 마음에 두었답니다.

그런데 남짝1호는 여짝1호를 점찍었답니다저 여자만 되겠다고 ㅎㅎ

그런데 결과는 아쉽게도 남짝1호와 여짝1호가 매치되지 못하고

여짝1호와 남짝10호가 매치되어 짝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제 여짝1(여자)와 남짝10(남자)는 결혼하여 애도 낳고 참 잘 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남들에게만 그렇게 보였다는 것이지요그런데 애 하나 둘 낳고

어느 날에선가부터 남자는 서서히 압박을 가하더라는 겁니다.

당신은 왜 남들처럼 밥도 똑바로 못해얼굴도 못생겨시댁에도 제대로 못해빨래는 이게 뭐야

당신은 도대체 잘하는 것이 뭐야?

세월이 점차 흘러 어느 날에선가부터 남자는 술을 먹고 들어와 여자를 때리기 시작했답니다.

평소에 하던 이야기를 폭력에 덧붙여서 그렇게 하더라는 것입니다.

요즘 같으면 당장 이혼이겠지만 남존여비부부유별 시대라 매맞고 살아도 그러려니 하는 세상이었으니깐요.

 

이런 일들이 한 참 진행된 후 어느 날 남편은 난데없이 당신 좋은 데 구경 시켜 준다고 하더니

바닷가가 보이는 그런 도시로 여행을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여자는 속으로 아니 이 남자가 이제사 제정신이 돌아왔나아닐거야 그럴리가 없어

 

드디어 남편과 함께 바다가 보이는 그런 도시로 여행을 했습니다그런데 그 도시에서 숙소를 정하고 짐을 챙기는 사이에 남편은 줄행랑을 쳤고 갑자기 들이닥친 몇몇 장정들에 의해 그 여자는 염전밭을 경영하는 섬으로 팔리게 되었습니다.

 

그 섬에서의 생활은 햇볓이 내려쬐는 뜨거운 염전 밭에서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월급이라고 몇푼 받지만 이건 자신이 진 빚을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빛만 늘어갔습니다무슨 진 빚도 없는데 ..이런 된장

가끔씩 들어오는 낚시꾼들의 배가 있었지만 정기적인 도선은 없었고 감시가 워낙 철통같아 탈출은 꿈도 못꾸는 그런 상황이었지요.

 

한 참 세월이 지나고 이 여자는 삶을 포기할 정도로 피폐해지고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섬에 배한척이 들어옵니다아마 낚시꾼들로 보이는 몇몇의 사람들이었습니다이 여자는 그들 중의 한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봅니다옛날의 그 TV 프로그램에서 봤던 남짝1호였던 것입니다얼마나 당황하였던지..눈치만 봐도 이런 상황을 직감한 남짝1호는 다시 돌아간 후 형사를 대동하여 이 섬에 인신매매로 만신창이 된 여자를 구합니다.

 

그리고 그 때 밝히지 못했던 마음을 고백합니다난 그 때 당신을 점찍어 두었는데 당신이 엉뚱한 남짝10호를 택했을 때 정말로 마음이 아팠답니다그런데 이런 곳에서 이런 모습의 당신을 보니 마음이 더 아프오.  난 당신을 줄곧 마음에 두고 당신의 행적을 스토킹했다오그런데 어느 날인가 그 동네에서 당신이 사라지고 없음을 알았지요난 당신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이곳까지 오게 되었소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의 사랑을 받아 주겠소여자는 감격하여 남짝1호의 사랑을 감히 받아들입니다둘은 이제 부부가 되었고여자는 때로 일상의 삶에서 조그만 어려움이 있어도 그 옛날의 그 악몽 같은 일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님을 알고 열심히 살았답니다진정한 남짝1호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글 올린이 서울 서머나카페 신영길(코드란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