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 사는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는군. 
더 이상 보트 놀이를 할 수 없겠어." 

농부는 여름에 사용하던 보트를 
호수에서 끌어올렸습니다. 
그런데 그만 잘못하여 보트 밑창에 
조그만 구멍을 내고 말았습니다. 

그해 겨울 어느 날, 
마을에 사는 칠장이가 들러서 
일거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농부는 모래밭에 있는 보트에 
칠을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칠장이가 꼼꼼하게 칠해 놓은 보트는
새 것처럼 산뜻했습니다. 

"야. 새것 같아요." 
"빨리 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농부의 두 아들은 
새로 장식된 보트를 보며 즐거워했습니다. 

이윽고 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성급하게 보트 놀이를 하겠다고 졸랐으므로,
농부는 아무 생각 없이 허락했습니다. 

"좋아, 두 시간만 타거라." 

그런데 두 시간이 지나도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농부는 
보트 밑창에 뚫린 구멍이 생각났습니다. 

"오, 하느님!" 

농부는 총알처럼 뛰어나갔습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농부가 호숫가로 달려가고 있을 때, 
길 저편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오, 얘들아! 살아 있었구나!" 

농부는 두 아들을 부등켜안았습니다. 

"아버지, 우리가 조금 늦었지요? 
보트 놀이가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줄을 몰랐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말했습니다. 
이상히 여긴 농부는 
아이들과 함께 가서 보트 밑창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뚫어진 구멍에 나무를 대서 
꼼꼼하게 못질을 해 둔 흔적이 있었습니다. 

"아. 겨울에 찾아왔던 칠장이 솜씨구나!" 

농부는 아이들을 데리고 칠장이를 찾아갔습니다. 

"당신은 배에 칠을 하셨을 뿐만 아니라,
배 밑창의 구멍을 막아 주셨더군요." 

"나무 조각을 대고 못을 서너 개 박은 것뿐이죠. 
별로 힘든 일도 아니었습니다." 

칠장이의 말에 농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그 일이 제 
아이들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탈무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