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여 8살 난 아들에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니 아들은 시큰둥하지만 결국 시험 준비에 바쁜 집사람은 나둔 채 아들과 둘이만 영화를 보러 갔다.


3D 영화라서 디지털 상영관에서 보려고 하였는데, 영화비가 성인 13,000원, 학생 10,000원으로 비쌌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12년만의 신작이라니 일단 기대를 해보고 상영시간(8시20분)을 기다리는데, 아들은 영화엔 관심이 없고 (방금 저녁을 배터지게 먹고 왔음에도) 핫도그에만 집착하여 결국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하려고 핫도그로 아들의 기분을 맞추어 주었다.


조금은 어색한 입체안경을 끼고 영화를 보는데, 하반신 마비로 퇴역한 해병대원인 주인공(제이크 설리)이 죽은 형을 대신하여 ‘판도라’라는 행성에 있는 인간기지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되었다. 지구에서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을 고갈시킨 ‘인간’들이 에너지 고갈 위기를 느끼자 기술력을 앞세워 우주에 있는 다른 ‘행성’을 발견하였고, 신비한 광물질도 발견하였는데, 그 행성이 ‘판도라’이다.


그 행성에는 지구와 비슷한 조건(물과 불, 공기, 동식물 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생명체가 진화하였는데, 그 행성에서 가장 진화한 생명체는 ‘나비’족이라 불리는 생명체이다. ‘나비’족은 키가 3미터 장신이고, 몸이 날쌔고, 활과 칼을 사용하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파란 피부를 가진 생명체인데, 자기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부족을 이루어 한곳에 모여 신을 섬기며 살고 있다.


한편, ‘판도라’ 행성에서는 대기의 독성 때문에 인간들은 4분 이상 숨을 쉴 수가 없기 때문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던지, 아니면 독기가 들어올 수 없는 비행기, 로봇 등을 이용하여 탐사를 하여야 하고, 인간기지 내부에서 생활하여야 한다. 그래서 위 행성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나비’족의 신체를 가진 ‘아바타’를 만드는데, 위 ‘아바타’의 신체에 인간의 신경세포 등 의식이 링크되어서 움직일 수가 있는 것이고, 링크가 끊기면 ‘아바타’는 움직일 수가 없다. ‘아바타’의 신체는 인간의 DNA 세포 절반과 ‘나비’족의 DNA 세포 절반으로 이루어져 만들어진다.


해병대원 출신의 주인공은 죽은 쌍둥이 형의 ‘아바타’를 움직이기 위하여 ‘판도라’행성으로 오게 된 것이다. ‘인간’들의 목적은 위 행성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게 주 목적인데, ‘나비’족과의 협상이나 아니면 ‘나비’족의 내부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 위 주인공을 ‘나비’족으로 침투시키는데, 주인공이 ‘아바타’와 링크되어 ‘아바타’의 신체를 가지고 신비로운 ‘판도라’행성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음은 몸이 불구인 제이크에게 있어서 새로운 세상이였다.


제이크는 그곳에서 ‘나비’족의 족장의 딸인 여자주인공을 만나 생활하면서 환상적인 경험들을 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영화의 전반부이고,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비주얼 영화이다. 영화의 후반부는 인간들의 공격에 맞서 제이크는 ‘나비’족과 함께 전쟁을 하게 되는데, 이 장면들은 환상적이지만 사실적이고, 압도적이다. 결국 전쟁이 끝나면서 영화도 끝난다.(누가 승리할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영화로 자신이 12년 전에 세운 ‘타이타닉’의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울지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영화에서 이정표가 될지도 모른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영화에서 여러 가지 디테일들을 제공하지만 큰 시각에서 보면 ‘인간’이 욕망 때문에 지구를 망쳐놓고, 이젠 우주도 망치려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창조한 ‘판도라’ 행성은 물론 한계가 있겠지만 새로운 세상이고, 상상력이 창조의 밑거름이 됨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이 영화에는 ‘나비’족이 동식물들과 교감하는 장면들은 하나님께서 첫창조 때 아담이 동식물들과 교감하거나 이사야서에 나오는 신천지의 모습이 녹아 있고, 인간들의 공격 앞에 구원자를 기다리는 ‘나비’족의 모습에서 메시야니즘이 녹아 있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 종말에 몰고 올 ‘신천지’는 어떤 세상일까 생각해보았다. 하나님은 과연 인간의 상상력을 허락하면서 새세상을 도래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 상상력을 능가할 새세상을 도래시킬 것인가? 하나님의 창조의 원형인 첫창조의 모습이 새창조에서 어떻게 보존되고 발전될지도 궁금하다.


장장 2시간 40분 동안의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니 집사람이 하는 말이 반집사님이 이번 주 토요일 오후에 중고등부 학생들과 영화볼 때 ‘아바타’를 볼 예정이라고 한다. 이럴수가!


그렇다. 좋은 영화는 한 번 더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디지털영화관에서 보아야한다. 그런데, 입체안경을 쓰고 보니 3D 영화가 약간 어지럽다... 아무튼 이 영화는 현기증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