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성경공부 중에 기계적 대속론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법정적, 상업적, 제의적 대속론을 말하는 중에 나온 기계적 대속론의 질문에 

자동 판매기로 설명을 했는데 마침 적절한 시가 있어서 올려놓습니다)



자동판매기 / 최승호

오렌지 쥬스를 마신다는 게
커피가 쏟아지는 버튼을 눌렀다
습관의 무서움이다

무서운 습관이 나를 끌고다닌다
최면술사 같은 습관이
몽유병자 같은 나를
습관 또는 습관의 안개나라로 끌고다닌다

정신 좀 차려야지
고정관념으로 굳어가는 머리의
자욱한 안개를 걷으며
자, 차린다, 이제 나는 뜻밖의 커피를 마시며

돈만 넣으면 눈에 불을 켜고 작동하는
자동판매기를
매춘부라고 불러도 되겠다
황금교회라고 불러도 되겠다
이 자동판매기의 돈을 긁는 포주는 누구일까 만약
그대가 돈의 권능을 이미 알고 있다면
그대는 돈만 넣으면 된다
그러면 매음의 자동판매기가
한 컵의 사카린 같은 쾌락을 주고
십자가를 세운 자동판매기는
신의 오렌지 쥬스를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