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세계적인 선교대학인 '열방기독교대학'에서 학장 및 총장을 지냈고, 현재는 세계적인 복음주의 학자 존 스토트가 설립한 ‘랭함 파트너십 인터내셔널’에서 국제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즉, 라이트는 선교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라이트가 선교에 관한 책을 쓰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보여집니다. 국내에 출간된 라이트의 책들이 많은데, 예전에 제가 『구약의 빛 아래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소개한 적이 있었지요.


책의 내용 및 특징


라이트는 ‘선교’에 대해서 정의를 내릴 때 그 ‘선교’는 책 제목처럼 ‘하나님의' 선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하나님의 선교 관점에서 성경 내러티브를 설명하고 있는데, 먼저 1부에서는 성경에 대해서 선교의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고, 2부에서는 ‘선교의 하나님’이 구약에서 어떤 분이신지 설명하면서 신약에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그 선교를 어떻게 이루시는지 설명하고 있고, 3부에서는 ‘선교의 백성’이 누구인지, 왜 이스라엘 백성이 선택받았는지를 아브라함 언약, 출애굽, 희년, 구약의 모든 언약 등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선택받은 것은 그들의 구원뿐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복을 주시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4부 ‘선교의 무대’에서는 온 땅이 선교의 무대이고, 또한 선교와 하나님의 형상과의 관계, 구약 및 신약에 나타난 하나님과 열방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의 장점 및 단점


저는 이 책을 너무 감명 깊게 읽었는데,(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정말 성경에서 말하는 ‘선교’가 우리들의 선교, 열심이 아닌 하나님의 선교이고, 하나님의 열망이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흔히 말하는 선교사들이나 선교사역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고, ‘선교’라는 주제로 성경의 모든 언약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구약의 그 선교가 신약에서 어떻게 예수님에게 이루어지고, 또한 그 예수님을 통하여 사도들이 어떻게 복음을 전하게 되는지 연결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세대같이, 특히 한국에서 ‘하나님의 선교’가 빛이 바래거나 욕을 많이 먹은 적도 없습니다. 몇 년 전에 대형교회에서 이슬람 지역에 단기선교, 의료선교라는 명목으로 가서 그들의 실정을 모르고 선교하다가 큰 불상사가 일어났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그런 현실적인 부작용 때문에 ‘선교’ 자체를 폄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교는 복음을 받은 자로써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지면 그때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이기 때문에 이 사명을 받은 분들의 그 노고를 폄하할 수 없고, 자신은 그렇게 못함을 안타까워하면서 물질이나 기도로서 함께 동참하여야 합니다.


늘푸른교회에 선교의 비전을 가진 학생이 있는데, 제가 바라는 것은 그 학생이 먼저 ‘하나님의 선교’가 무엇인지 깊이 깨닫고 감동을 받고, 그 ‘선교’가, 하나님의 열망이 성경 곳곳에, 언약 속에 배어있음을 이 책을 통하여 알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선교’할 때 그 복음을 깊고도 넓게 전하는 사역자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잠시 이 책의 내용을 아래에 인용합니다. p. 415, 418)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온 땅이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게 특별한 개인적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면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19:4-6)


제사장직은 이처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백성들에게 전하고(레 10:11 신 33:10 렘 18;18 말 2:6-7 호 4:1-9), 백성들의 제사를 하나님에게 드리는(레 1-7장), 하나님과 나머지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를 상호 연결하는 대표 혹은 중재 과업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정체성과 역할이 앞에서 내걸은 조건에 좌우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조건이란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언약을 지키는 것은 이처럼 그들이 구속받기 위한 조건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내가 너희를 구원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이미 그들을 구원하였고, 그들은 이미 하나님의 백성이었다. 그렇다. 언약에 대한 순종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그들의 선교의 조건이었다. 오직 언약에 대한 순종과 공동체의 거룩함을 통해서만, 그들은 여기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정체성과 역할을 주장하거나 성취할 수 있었다. 열방 중에 제사장이 되는 선교는 언약적이며, 언약 자체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성취하고 누리는 것은 윤리적 순종과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 때문에 “거룩한 나라”라는 말이 곧이어 나오는 것이다.


신약에서 베드로는 교회의 제사장적 본질을 출애굽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고, 열방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나아오도록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본다(벧전 2:9-12). 이것은 출애굽기 19:4-6을 선교적, 윤리적으로 재적용한 말씀이다. 또한 의미심장하게도, 신약에서 그리스도인 개인의 사역을 제사장적 용어로 말하는 단 하나의 본문에서, 바울은 그의 전도적 선교를 그의 ‘제사장 직분’이라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바로 그는 동일한 이중적 움직임(복음을 열방에 가져가는 것과 열방을 하나님에게 데려오는 것)을 말한다.(롬 15:16) 바울이 두 번에 걸쳐 “모든 민족이 믿음의 순종을” 하는 것이 그의 필생의 사역이라고 말함에 따라(롬 1:5, 16:26) 그 과업이 지닌 윤리적 차원은 실제로 전체 서신을 감싸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