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가족과 함께 영화 ‘노아’를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작품인데, 영화로 만들기 전에 ‘그래픽노블’로도 출간이 되었습니다.

 

노아에 대한 성경의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감독은 여러 곳에서 상상력으로 예술적 창작을 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담의 타락이후 땅이 저주 받은 상황을 암울한 색채로 묘사하였고, 계시를 받은 자 노아와 가인의 후손 두발가인과의 대립도 창작하였는데, 위 노아와 두발가인을 위주로 감상평을 적어볼까 합니다.

 

가인의 후손 두발가인은 왕으로서 이 땅의 사람들과 동물들을 살인하고 파괴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그가 방주를 짓고 있는 노아와 대립하며 나누는 대화는 이 영화의 압권으로 보입니다. 대사의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두발가인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피조물을 다스려야 된다고 하면서 살인과 파괴를 정당화합니다. 그리고 두발가인이 노아의 둘째 아들 함에게 내뱉는 유혹의 말들은 에덴에서의 뱀의 말의 다른 버전입니다.

 

두발가인과 그 무리들의 악은 전 세계의 악을 대변하는 것 같은데, 악 자체인 두발가인이 노아를 통해 하나님이 세상을 홍수로 심판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방주를 점령하여 구원을 받으려고 하고 심판 이후의 새 세상에서도 악으로 다스리려고 합니다.

 

이에 반해, 노아는 악으로 세상의 사람들과 동물들이 살인당하고 파괴당하는 것을 보며 괴로워하고, 드디어 하나님의 계시가 임하자 홍수 심판에서 보존할 피조물들을 구원하려고 방주를 짓습니다. 방주를 지으면서 노아는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방주에 탈 인간들 중에서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선택받은 가족들에게도 악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자신에게도 악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홍수 이후 새 세상에서는 인간이 없는 세상, 피조물만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이 생각이 하나님의 계시라고 받아들입니다.

 

영화에서, 노아에게는 노아의 처, 노아의 아들 셈, 함, 야벳, 그리고 악으로부터 구출한 일라(셈의 처)가 있습니다. 노아의 처는 더 이상 애를 놓지 못하고, 일라는 배를 다쳐 불임이고, 함과 야벳에게는 여자가 없기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처, 그리고 셈과 일라, 함과 야벳이 수명을 다 하여 죽으면 이 세상에는 더 이상 악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계시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노아의 처의 간청으로 노아의 할아버지 므두셀라가 일라의 불임을 고쳐주고, 일라는 아이를 임신하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안 노아는 가족들에게 일라가 낳을 아이가 남자면 살리고, 여자면 죽이겠다고 합니다. 노아는 가족들과 갈등하고, 드디어 아이가 태어나는데 여자 아이가, 그것도 쌍둥이 자매가 태어나고 노아는 그 아이들을 죽이려고 하다가 결국 그 아이들에게 축복의 키스를 해줍니다.

 

세상은 홍수로 멸망하였고, 노아는 다시 새 세상에 악이 퍼질 것을 예상하고 포도주에 취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입니다.

 

가인의 후손 두발가인의 말들은 신학적으로 깊이가 있는 말들인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의 왜곡된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영화를 보실 때 이 부분을 놓치지 마세요!)

 

또한,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노아는 방주를 짓는 사명을 감당하지만 그 계시를 자신의 생각대로 판단하여 왜곡시킵니다. 새 세상에서는 인간이 없어져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자신의 손녀들까지 죽이려 하지만 결국 그 생각을 이루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그 손녀들의 얼굴을 통해 막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시는 새 세상에서도 사람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아담, 인류를 대표하는 아담에게 하신 말씀입니다.(물론 피조물들에게도 하신 말씀이시구요.)

 

어제 이 목사님 말씀처럼 사람의 생각과 하나님의 뜻은 다릅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안다고 하지만 알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계시한 사람, 마지막 아담 예수님이 등장하기까지 세상은 보존되어야 하는 것입니다.(그래서 노아도 아브라함도 모세도 다윗도 그리스도의 때를 바라보았습니다.)

 

지금은 노아의 때와 같습니다. 노아의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살인을 당하고 동물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이루신 하나님의 나라가 이제 완전한 성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때는 이 땅이 새로워질 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때는 세상이 악으로 충만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cf. 오늘 아침에 인터넷 뉴스를 보니, 영화 노아에 대해 말들이 많네요. 성경적이지 않다는 둥, 지루하다는 둥, 기독교인들이 평점을 안 좋게 준다는 둥... 난 너무 몰입해서 봤는데. 그분들은 저와 문화적, 예술적 감수성이 좀 다른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