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일오후 성경공부 시간에 사사기를 공부하면서 ‘기드온의 속셈’에 대해 배웠습니다. 저는 오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대제사장의 집에서 심문을 받으시는 장면을 통하여 대제사장 및 그 무리들의 속셈에 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53 그들이 예수를 끌고 대제사장에게로 가니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서기관들이 다 모이더라 54 베드로가 예수를 멀찍이 따라 대제사장의 집 뜰 안까지 들어가서 아랫사람들과 함께 앉아 불을 쬐더라 55 대제사장들과 온 공회가 예수를 죽이려고 그를 칠 증거를 찾되 얻지 못하니 56 이는 예수를 쳐서 거짓 증언 하는 자가 많으나 그 증언이 서로 일치하지 못함이라 57 어떤 사람들이 일어나 예수를 쳐서 거짓 증언 하여 이르되 58 우리가 그의 말을 들으니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내가 헐고 손으로 짓지 아니한 다른 성전을 사흘 동안에 지으리라 하더라 하되 59 그 증언도 서로 일치하지 않더라 60 대제사장이 가운데 일어서서 예수에게 물어 이르되 너는 아무 대답도 없느냐 이 사람들이 너를 치는 증거가 어떠하냐 하되 61 침묵하고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거늘 대제사장이 다시 물어 이르되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62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63 대제사장이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우리가 어찌 더 증인을 요구하리요 64 그 신성모독 하는 말을 너희가 들었도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니 그들이 다 예수를 사형에 해당한 자로 정죄하고 65 어떤 사람은 그에게 침을 뱉으며 그의 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며 이르되 선지자 노릇을 하라 하고 하인들은 손바닥으로 치더라(막14:53-65)

 

 

이 구절은 예수님께서 잡히시어 대제사장의 집에 가서 공회원들 앞에서 심문을 받으시는 장면입니다. 대제사장과 공회원들이 예수님을 죽일 증거를 찾고자 하지만 예수님을 정죄할 증언을 얻지 못합니다. 그러자 대제사장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찬송 받을 이’는 하나님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메시아 칭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아들’은 ‘그리스도’와 같은 뜻입니다. 대제사장은 예수님께 메시아인지 물은 것입니다. 대제사장이 왜 이런 질문을 하였을까요?. 세기 유대인들에게는 메시아가 오면 성전을 다시 지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성전을 다시 짓는다고 말씀하셨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한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예수님께서 긍정적으로 대답하십니다. ‘내가 그니라’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메시아임을 부인하지 않으시고 시인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선포는 초대교회가 만든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주장하신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이 주장을 예수님의 부활로 확인한 후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고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역 초기에는 메시아 기적을 행하시면서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셨습니다. 이것을 “메시아 은닉”, “메시아 비밀”이라고 해서 학자들은 여러 가지로 해석을 하는데, 예수님은 자신의 메시아 되심을 왜 숨겼을까요?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기적을 보면 메시아 기적으로 알고 예수님을 ‘군사적인’ 메시아로 따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의 메시아관은 군사적인 메시아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군사적 메시아로 오해할 것을 염려하신 것입니다. 그들의 사고방식으로는 고난 받는 메시아 사상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메시아가 왕으로 오셔서 이방인들과 악인들을 멸하고 이스라엘을 회복하여 그 위대한 다윗의 왕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고대하였습니다.

 

 

이런 오해는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도 예수님을 ‘주’와 ‘그리스도’라고 고백을 하지만 예수님이 자신의 죽으심을 이야기하니, 베드로가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예수님은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공적으로 주장하십니다.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제사장과 공회원들은 예수님의 대답을 듣고 신성 모독을 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사실 당대에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일어났지만 그들을 신성 모독했다고 정죄하지는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은 메시아를 단지 사람들 중에 하나라고 간주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제사장과 공회원들은 왜 예수님의 메시아 주장을 신성 모독이라고 여긴 것일까요?

 

 

그것은 예수님이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13 내가 또 밤 환상 중에 보니 인자 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에게 나아가 그 앞으로 인도되매 14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다른 언어를 말하는 모든 자들이 그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의 권세는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요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니라(단7:13-14)

 

여기에 나오는 인자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하늘 구름을 타고 하나님께 나아오는 신적인 존재입니다. 인자가 하나님의 보좌 앞까지 나아갑니다. 대제사장과 공회원들은 예수님이 자신을 신적인 존재로 높이는 것을 하나님을 낮추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신성 모독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또한,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은 시편 110편 1절을 연상시킵니다.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들로 네 발판이 되게 하기까지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시110:1)

 

 

마가복음 12장 35-37절에 보면, 예수님은 시편 110편 1절의 ‘주’를 메시아로 여기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권능자의 우편에 앉는다고 말씀하실 때 자신이 바로 메시아로서 다윗의 주이고 하나님의 우편에 앉은 자라는 것입니다. 대제사장은 예수님이 스스로 권능자의 우편에까지 높였다고 생각하고 이것도 신성 모독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제사장을 열 받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시편 110편 1절의 ‘주’를 자신에게 적용하였다면, 예수님의 원수들은 시편 110편 1절에 따라 예수님의 발판이 됩니다. 지금 대제사장은 예수님의 원수로서 예수님을 심문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예수님의 발판으로 심판하실 것입니다. 대제사장이 발판이 되려면 몸을 구부려야 되고, ‘주’ 되시는 예수님은 대제사장의 등 위에 발을 올려놓으면서 권능자의 우편 보좌에 앉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대제사장은 그런 암시를 알고 옷을 찢습니다. 물론, 옷을 찢는 것은 당시 신성 모독에 대한 반응입니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대제사장을 더 열 받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시편 110편 1절을 인용하셨지만 사실 이 시편 전체의 내용을 인용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4절에 보면, ‘여호와는 맹세하고 변하지 아니하시리라. 이르시기를 너는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라’라고 나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른 ‘영원한’ 제사장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이십니다. 지금 대제사장은 로마 당국이 임명한 제사장입니다. 언제 대제사장이 교체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임명한 영원한 제사장이라고 하십니다. 앞서 예수님은 인자의 권세는 영원한 권세라고 하셨는데, 대제사장의 권세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대제사장이 열을 안 받을 수 없습니다.

 

 

결국 대제사장과 공회원들은 예수님이 사형에 해당한다고 정죄합니다. 영원한 권세를 가지신 인자이고 영원한 제사장이신 예수님께서 대제사장과 공회원들에게 정죄를 당한 것입니다. 레위기 24장 16절에 의하면 신성모독에 대한 형벌은 사형이므로 공회원들은 예수를 사형에 처할 자로 정죄합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훼방하면 그를 반드시 죽일지니 온 회중이 돌로 그를 칠 것이라 외국인이든지 본토인이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훼방하면 그를 죽일지니라(레24:16)

 

 

그리하여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이 자신을 죽이기로 결의할 것이라는 예수님의 예언이 성취됩니다.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비로소 저희에게 가르치시되(막8:31)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노니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기우매 저희가 죽이기로 결안하고 이방인들에게 넘겨주겠고(막10:33)

 

 

예수님께서는 메시아라고 시인하는 데 그치지 않으시고, 신성모독으로 정죄될 위험을 감수하시며 자신을 다니엘서에 언급된 인자로 신적인 메시아이며 하나님의 우편에 앉을 신적인 존재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이렇게 주장하시지 않았다면 공의회가 예수님을 정죄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공의회의 정죄가 없었다면 예수님께서 로마인들에 의해 처형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로마인들의 손에 넘겨져 처형당하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신적인 메시아라고 고백했기 때문에 발생한 실제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