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그녀
- 모퉁이돌 주변에 얽힌 진실 - (이준-십자가 마을 게신판에서 펌)

 

"(한번도 못들어봤는데) 그게 뭐예요?"

피곤한 그녀...수능 준비로 찌들려 있는 고3...교회에 다닌 지 8년차인 그녀에게 '모퉁이돌'에 대해 언급했었다.

"...응, 그러니까 예수님을 가리키는 비유들 가운데 하나란다. 예수님의 우주적 몸, 그러니까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는 말이지. 구약시대의 성전 건물 있잖아. 그 당시는 건물이었는데 신약시대에는 예수님께서 구원하신 성도들, 그러니까 교회가 성전이요, 예수님의 몸이란다. 쉽게 말해 성전 건물의 머릿돌인 모퉁이돌처럼 예수님께서 그 몸(교회)의 머리에 해당하신다는 말이지..."

"아, 그래요...?"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표정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

모퉁이돌에 아무도 눈길을 두지 않는다. 왜 그 돌이 모퉁이돌이 되기 전에 건축자들에게 버림 당했었는 지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저마다 사연이 있고 특수성이 있다는 거다.

(눅 14:18-20, 개정) 『[18] 다 일치하게 사양하여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밭을 샀으매 아무래도 나가 보아야 하겠으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 하고 [19] 또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소 다섯 겨리를 샀으매 시험하러 가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 하고 [20] 또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장가 들었으니 그러므로 가지 못하겠노라 하는지라』

모퉁이돌...
피곤한 그녀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예수는 모퉁이돌*****************************
- Lari Goss, Arr. by David T. Clydesdale

예수는 모퉁이돌 죄인 위해 오셔서
모든 것 다 주셨네 예수는 모퉁이돌 예수는 모퉁이돌
참진리의 씨뿌렸네 예수는 모퉁이돌 예수는 모퉁이돌  모퉁이돌
만세반석 되시니 연약한 나의 몸을 숨기소서
안전한 만세반석 언제나 변함없네
주의 자녀 집으로 이끄시는 모퉁이돌
먼동 틀 때 새날이 오면 인생은  끝나리라
진리를 알게 되리 예수는 모퉁이돌 예수는 예수는 모퉁이돌
인생은 끝나리라 진리를 알게  되리 예수는 모퉁이돌
예수는 모퉁이돌 모퉁이돌
***********************************************************************

 

모퉁이돌...
철없는 그들은 위의 찬양곡을 부르면서도 옆친구에게 장난을 건다(어느 성가합창제 청소년들).

 

모퉁이돌...
철없는 그녀들은 위의 찬양곡을 들으면서도 옆사람과 여전히 잡담에 열중한다(어느 교회 예배 실황) .

모퉁이돌...


"아니, 이 찬양 못 들어 보셨어요? 꽤 유명한 곡인데...나참...그 부분...아니..."먼 통 틀 때" 다음에 확실히 끊어주라니까요..."(또 다른 어느 교회 찬양대 지휘자)

 

모두들 나름대로 모퉁이돌 '주변'에서 열심들임은 분명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굳이 한 가지만 꼽으라면 나의 종말, 나의 끝장을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동 틀 때 새날이 오면 인생은  끝나리라
진리를 알게 되리 예수는 모퉁이돌..."

새날이 도래하면 나의 인생은 끝난다. 나의 인생이 끝나는 시점이 다름아닌 새날이 도래한 시점이다.
그때를 두고서 먼동이 틀 때라고 했다. 빛이 비침이다. 그렇다면 나는 원래 어둠이었다.
먼동이 트고 새날이 도래할 때 비로소 진리를 알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비진리였다.
내가 알게 된 진리가 다름아닌 "예수는 모퉁이돌"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예수 믿게 된 것도 진리가 아니다.
내가 어둠임을 나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진리가 아니다.
유일한 진리는 어디까지나 "예수님께서 모퉁이돌이시라"는 사실뿐이다. 여기에 자동적으로 - 나의 자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 내가 비진리임이 들통나고, 내가 어둠임이 드러나는 것, 즉 나의 종말, 나의 끝장, 나의 죽음, 나의 파멸 등의 현상이 수반되는 것은 별도의 추가적 진실(진리)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진리이신 그 유일한 사실이 발휘하는 능력이다.
내 인생을 파멸시키시는 능력, 나를 끝장 내시는 능력, 나에게 종말을 선고하신 바로 그 능력...
종말이 도래한 자가 더 이상 숨을 구석은 없다.
그 종말 - 모퉁이돌이신 예수님 - 이 나로 하여금 숨을 곳, 피할 곳 없게 만들었고 급기야 나를 덮쳐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 어디서도 나 자신이 챙겨둘 수 있는 내 삶을 발견할 수 없다.

(롬 14:7, 개정)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나의 의지, 나의 계획, 나의 의식, 나의 성향, 나의 취향, 나의 소견...모든 부분부분들이 분명히 살아 있는 듯 보여도 그 부분품들의 거대한 조합이 내 뜻대로 움직여 가지 않음 또한 새날이 밝아온 이후 또 하나 분명한 사실로 작용한다.

"...인생은 끝나리라..."

성도는 이미 끝장난 인생들이다. 자신의 주검을 목도하며 함께 모인 우주적 성전이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이다. 모퉁이돌은 이런 성향의 모임만을 유일하게 교회로 인정하시는 분, 곧 예수님이시다. 이 주검들의 조합 속에서 기존의 자기 인생을 따로 챙겨둘 수 있는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도의 예수 찬미는 자동적으로 자기 죽음에 대한 찬미인 셈이다.